"미국 보호무역 강화땐 내년 한국 성장률 2.3%로 추락"

입력 2016-11-10 19:26   수정 2016-11-11 05:20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강연

한국·미국 교역액 710억달러
전자·자동차 업종 피해 예상…FTA 재협상도 불가피

지금은 명백한 경제위기
금리 0.75%까지 내려 경기부양 의지 보여줘야



[ 심성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에 짙은 그늘이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교역 시장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본격적으로 대두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 도마에 오르면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좌교수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심리를 떠받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최고 이코노미스트 1위에 오른 경제 전문가다.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백악관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선임 경제학자로도 일했다.

◆“트럼프 악재…내년 2.3% 성장”

손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가 경선 내내 강조해온 보호무역주의가 모습을 드러내면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과 미국 간 교역액은 71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한국 수출액의 15%에 해당한다”며 “미국이 수출 상품 관세를 올리면 당장 한국 전자나 자동차업종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미 FTA 재협상도 불가피하다고 봤다. 손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는 환율 조작국 지정이나 한·미 FTA 폐기를 협상 카드로 내놓으며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중서부 백인 저소득층의 생각처럼 한국의 수출상품 관세를 올린다고 해서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더 최악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순식간에 증폭됐다는 점”이라며 “금융시장은 나쁜 소식은 감당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손 교수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2.3%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을 폈다. 정부가 전망한 내년 경제 성장률은 3.0%다.

◆“금리 0.75%까지 인하해야”

손 교수는 “지금은 명백한 경제 위기”라고 진단하고 “단기적인 처방으로 금리를 과감하게 0.75~1.0%대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지금까지 6개월 간격으로 0.25%씩 금리를 내렸지만 뚜렷한 효과 없이 총알만 낭비했다”며 “남아 있는 총알이라도 효율적으로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를 내릴 땐 소비주체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확실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심리적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당선이 한국 경제엔 악재지만 미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만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 교수는 “트럼프 당선자는 10년 내 5000억달러를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대대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이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 프로그램만 놓고 보면 오히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미국 경제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 직후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특히 금융주가 크게 올랐다”며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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